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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게임/의상 스토리

先生 (선생)


유키나리: 늑대 게임 1일차... 수상한 건물에 모인 우리들은... 모두가 카드를 뽑은 직후... 각자 나름대로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저벅... 저벅... 저벅...




유키나리: 으음... 역시 출구는 안 보이네... 이 방도, 다른 사람이 탐색하고 있는 것 같아. 이만큼 사람이 있는데... 내가 탐색할 필요는 없겠지... 응...? 이건... 만년필같아 보여. 누가 떨어트린 물건인가? 그러고보니 저 사람 아까, 이런 펜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은데... 물어볼까. 저기... 어, 어라...? 저 사람... 이름이 뭐였지? 아까 들었는데... 한 번에 12명의 이름을, 기억할 수 없잖아... 그러니까, 그러니까... 아, 그래. 그러고보니... 학교 선생님이라고 했었지? 그러면, '선생님' 이라고 부르는 편이 좋을까... 저기... 선생님. 잠깐 괜찮을까요?

미호, 사토루, 오사무: 네?

유키나리: 으아악!? (세, 셋이서 이쪽을 바라봤어...?)

미호: 어, 어머... 미안. 평소처럼... 나를 불렀다고 생각했어.

사토루: 하하... 그러고보니, 미호 씨는 변호사 선생이었죠. 그러는 저도... 환자나 간호사로부터 '선생'이라고 불리고 있으니까... 저도 모르게 그만 대답하고 말았네요.

오사무: 후후... 사토루 씨는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니까요. 그래서, 유키나리. 지금, 누구에게 말을 건 건가요?

유키나리: 그... 그게, 그... 사토루 씨와 미호 씨는 아니에요.

미호: 어머, 그러면 오사무 씨네.

유키나리: 그, 그래! 오사무 선생님을 부르려고 했어요.

오사무: 후후... 저를,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말아주세요. 여기서는 호칭도 헷갈려하는 것 같고. 그리고... 사실 '선생'이라는 호칭 자체를...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미호: 어머... 그래요?

오사무: 네... 교사가 되고 싶었던 게 아니라서... 오히려... 전부 적성에 맞지 않는 편이거든요. 가능하다면, 언제든지 그만두고 싶거든요.

사토루: 호오... 그렇군요... 하지만, 그 기분은 잘 알아요. 저도 지금 일을, 원해서 하는 게 아니거든요. 저는 원래 정신과 의사가 되고 싶지 않았어요. 이, 이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의 의견으로 들어주셨으면 하는데... 자신의 일에 의문을 가진 경우도 많아요. 물론 모두가 그러는 건 아니지만... 제 환자는... '마음에 어둠을 안고있는 범죄자'도 많으니까요. 그들은 진찰한다는 건, 즉... '범죄자를 도와, 사회에 나갈 수 있게 해줄 수도 있다' 는 것... 원래 정신과 의사가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안 되는 건데... 저는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는 인간의 기분을 공감할 수 없어요...

미호: 사토루 씨...

사토루: 하아... 저는 대체 뭘 하고 있는걸까요... 사실은 좀 더 귀중한 목숨을 구하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오히려 저는, 오사무 씨가 부럽네요.

오사무: 어... 교사의 일, 말인가요?

사토루: 네... 그야, 상대는 순진한 아이들이잖아요? 자신이 키운 학생들이, 세상에서 성장하는 거잖아요. 범죄자를 상대하는 일에 비하면, 훨씬 낫지 않을까...

오사무: 사토루 씨... 말대답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이 순진' 하다는 건... 환상에 지나지 않아요. 그들의 사회는, 어른과 같아요. 무리 중에서도 괴롭히기 쉬운 대상을 항상 찾고 있죠. 특히... 절대로 반격하지 않는 상대를 발견했을 때는, 용서를 하지 않아요. 교사나 아이들이나 다 똑같아요. 안 맞는 상대와는, 끝까지 안 맞거든요. 그들의 타깃이 된다면... 그 때는 이미, 괴물을 상대하는 것과 같은 공포심이 들어요. 한 번 그 공포를 맛보면, 학생을 사랑할 수 없어요. 숨을 죽이고, 눈도 붙이지 못하는 그런 매일인 거죠...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 있을 수 있는 작가가 됐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저는 대체... 무엇 때문에 매일 일하고 있는 걸까요...

미호: 두 분 다 고뇌하시는군요. 그 기분, 조금은 알 수 있어요. 저도 변호사가 되기 시작했을 때는... 일의 의미에 대해, 많이 고민했으니까. '어째서 이런, 비열한 범죄자를 변호해야 하는거야' 라고...

사토루: 호오... 미호 씨도 그런가요? 그렇다면 역시... 미호 씨도, 변호사 일에 불만을...?

미호: 아뇨... 지금은 달라요. 어떤 일을 계기로... 그 생각을 고쳤거든요. 어떤 살인사건 재판이었어요. 증거도 자백도, 모두 의뢰인의 범행을 보여주고 있었죠... 너는 의뢰인의 '심신 미약'을 주장하고, 무죄를 받아냈어요. 피해자의 유족으로부터, 원망을 받았어요.. 하지만, 그 재판으로부터 1년 뒤... 진범을 찾았어요. 의뢰인은, 정말로 무죄였어요. 마음의 병 때문에, 자신이 유죄라고 믿고 있었을 뿐. 이제 그의 마음도 회복되어서, 해마다 연하장이 와요. '구해줘서 고마워요' 라고. 그 이후로, 제 평판도 높아졌어요. '의뢰인을 위해 전력으로 무죄를 받아내는 변호사' 라고. 분명히 진짜 악당도, 많이 무죄 판결을 받았겠죠.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아요. 애당초... 의뢰인부터가 정말로 본인이 무고한지... 모를 경우가 많으니까.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얼마나 원한이 담긴 편지가 오든... 한 통의 감사 편지가 나의 옳음을 증명해 줘요. 10명의 진범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사람을 벌받게 하지 마라... 인거죠. 그리고 이제,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요. 어떤 악당의 변호든, 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만약 포기한 상대가, 정말로 무죄라면, 분명 자기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거고... 무엇보다... 재판에서 지는 게, 정말로 싫거든요.

사토루: ......

오사무: ... 엄청난 자세네요, 미호 씨...

사토루: 으, 으음... 우리 중에서 가장 '선생' 이 어울리는 사람일지도...

미호: 그렇게 칭찬하지 마세요. 저는 단지, 변호사로서 당연한 일을 하는 것 뿐이니까.

사토루: 당연한 일, 이라... 지금의 나는... 차마 말할 수 없는 대사네...

오사무: 네... 뭔가,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럽네요... 여기에서 살아 나가면... 조금 더 제 자신의 삶을 바라보고 고쳐 나가야겠어요.

사토루: 네... 그게 좋겠네요...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여기에서 살아 나가야...

유키나리: ......




저벅... 저벅... 저벅...




유키나리: ('선생'이라고 불릴 수 있는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들조차... 나랑 같은... 혼자만의 고민이 있구나... 나는 장래에... 어떤 일을 하게 될까...) 어라...? 그러고 보니... 왜 이런 말을 하게 됐더라... 으음... 까먹었다. 뭐, 나중에 생각나겠지.




저벅... 저벅... 저벅...




미호: 그러고 보니 오사무 씨... '만년필'은 찾으셨나요?

오사무: 아, 아뇨... 그건 아직. 이 방에는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사토루: 그런가요... 아까 방의 이쪽을 살펴봤는데도, 찾지 못했어요.

미호: 이쪽도요... 다시 한 번, 처음부터 찾아보죠.

오사무: 죄, 죄송합니다... 두 분 다...




뒤적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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